curatorial exhibitions
2025.05.29.(목) - 06.11.(수) 10:00-19:00
예술 공간 [:틈] (마포구 월드컵로 31길 6, B1)
예술 공간 [:틈] (마포구 월드컵로 31길 6, B1)
· 작가: 김선영, 박형진, 정은별
· 기획: 김재아, 전혜수
· 그래픽 디자인: 예술공간 [:틈]
· 주최·주관: 예술공간 [:틈]
서문 읽기
예술 공간 [:틈], Seoul
작가 | 발레리 티 리
기획 | 김재아
그래픽 디자인 | 유혜진
주최/주관 | 예술공간 [:틈]
이 곳에서 창작자와 관객이 감각하는 모든 요소가 연극 〈달아나다〉의 본 공연입니다.”
- 〈달아나다〉(2024) 중에서
무대는 높이 있다.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서 디뎌야 하는 턱은 장벽이기도 하다. 전시 《비무대지대》는 완벽하고 매끄러운 무대를 위해 가려진 것들을 드러내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뒤집는다. 예술의 영역에서 접근성(accessibility)1)은 부수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쉽게 도구화된다. 《비무대지대》를 기획한 "접근성" 리서치랩은 작품의 완성도나 비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미루어지는 접근성을 바로 지금, 여기로 가져오고자 한다.
공연장과 미술관에서 접근성은 자주 몇 가지의 물리적 요소로 치환된다. 휠체어 램프나 음성해설 기기를 확보하는 일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이러한 눈에 보이는 도구들은 완벽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상태 그 자체로 편리하게 동일시되곤 한다. 이때 눈에 보이지 않는 태도와 끊임없이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 가능하도록 하는 노력은 불필요한 것이 된다. 사소한 문제인 접근성이 해결되었으니 다음으로 넘어가서 (더 중요한)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일까? 《비무대지대》는 모든 사람이 같은 정도로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부터 출발한다 - 그러나 도달할 수 없다는 말이 향하기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후순위로 미루어지는 고민들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 거대한 담론을 고유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작게 쪼개면서 돌파를 시도한다.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무대라는 위계를 없애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많은 이들이 더 쉽게 접근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이 작품이 되는 공간을 만든다.
연구셀 아인투아인(고재현, 김재아, 박현일, 박현진)과 창작셀의 구지수, 김내원, 황재현으로 구성된 “접근성” 리서치랩은 접근성이라는 단어에 따옴표를 치고 낯설게 보고자 했다. 도구적으로 활용되는 접근성의 개념에 다가가기 위해, 리서치랩은 연구와 창작의 두 가지 방법을 활용했다. 큐레이터이자 미술사학자인 아만다 카치아(Amanda Cachia)는 창작의 과정에서 접근성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전통적인 접근성 개념을 둘러싼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2) 접근성에 대한 고려가 기관이나 공간에 의해 시연이나 작품 설치 과정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수행되는 것이라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다양한 질문과 경험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접근성” 리서치랩은 이 과정을 함께 겪고 확장시킨다. 디자인, 사진,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위키를 통해 위계와 마감이 없는 지식 생산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위키는 불완전하고 비전문적이더라도 다른 에디터의 존재에 의지하는 연대적 형식을 갖는다. 작가와 연구자뿐 아니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석이 있는 공간으로 《비무대지대》 를 상상했다.
《비무대지대》에서 상연되는 〈달아나다〉는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소리 정보와 음성해설을 재료로 만들어진 연극으로, 2채널 비디오와 2채널 오디오로 구성된다. 영상의 수어 연기는 비장애인 배우 연기의 통역이 아닌 그 자체로 공연의 주요한 요소이며, 소리 정보는 소리의 인상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 그래픽으로 구현된다. 한편 인물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음성해설이 공간의 메인 스피커에 재생되고 있다. 모든 소리는 텍스트와, 텍스트는 소리와 나란히 있다. 모든 장애인, 비장애인 관객은 함께 등장인물의 움직임을 상상하게 된다. 작가들은 이미 무대에 올라간 작품에 접근성 요소를 덧붙이는 대신에 소리 정보와 음성해설을 먼저 작업하여 농인과 청인 배우들에게 전달했다. 이러한 순서는 접근성을 위한 방법들이 다른 것들을 위해 축소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시간적, 개념적 층위에서 고유한 위치를 지키도록 만든다. 이는 전제되는 관객을 더 넓게 상상하는 일임과 동시에 작품이 존재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일일 수 있다.
무대의 연출이 아닌 접근성을 위한 도구가 디딤돌이 되면서, 경계 밖으로 밀려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인 〈달아나다〉는 비인간동물에 대한 착취나 이미지의 재현 없이 경계를 넘어 관객에게 다가선다. 무대를 들어내고 자리한 작품의 전면에 소리 정보와 음성해설이 등장하는 것처럼, 전시장에는 점자와 묵자, 수어와 음성언어가 뒤섞인다. 언어는 서로 불일치하거나 충돌하지만 어떤 언어도 다른 언어를 위해 가려지지 않는다. 비무대지대는 넓은 범위의 관객을 위한 작품이 만들어지는 창작 공간의 재현이자 (가상) 현실이며, 더 많은 이들이 같은 감상의 기회를 가져갈 수 있는 곳이다. 관객은 작품을 여러 형식으로 만나고 접근성에 대한 지식을 함께 생산하는 방식으로 비무장지대에 초대된다. 무대를 들어낸 곳에서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들이 자라난다. 우리는 뒤집으며 무대/장벽/경계를 넘을 것이다.
1. 문화예술 분야에서 장애인 접근성은 “모든 장애(예술)인이 문화시설에서 향유 및 창작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서비스 또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물리적·기술적 차원의 접근성 개념에서 나아가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와 기회를 확장하는 무형적 의미를 담보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접근성은 고착된 의미가 아니라 과정이자 원칙으로 이해되면서 지속적으로 탐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22). 문화시설 장애인 접근성 실태조사. 문화체육관광부.
2. 최보연, 정종은. 문화예술 분야 장애인 접근성 제고를 위한 개념적 고찰: 접근성 개념 및 관련 용어 분석을 중심으로. 교육연극학 2024;16(2):85-114.
3. Cachia, A. “Disabling” the Museum: Curator as Infrastructural Activist. Journal of Visual Art Practice. 2013.
(글. 김재아)
The exhibition Destaged Zone: To Reveal, Cross, and Flip brings accessibility into the present, a concept often downplayed. Exploring "accessibility" through research and creation methods, the ”Accessibility" Research Lab aims to uncover hidden elements for a seamless stage experience for non-disabled audiences. Destaged Zone creates an alternative reality where a broader audience, including diverse 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can participate equally in experiencing artworks by flipping hierarchies, crossing boundaries, and providing equal opportunities for all audiences.
forever✰, Seoul
기획 | 김재아
디자인/운영 | 아인투아인
작가 | 구지수 김내원 황재현
연구 | 고재현 김재아 박현일 박현진
배우 | 김희화 남현아 윤아진 이현경
음성해설 | 백혜경
수어통역 | 황유경
수어감수 | 이상윤 전수훈
자문 | 김준범 김혜영
촬영 | 정진
주최/주관 | 김재아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협력 | 포에버 갤러리
Curated by | Jaea Kim
Design&Management | AYINTOAYIN
Artist | Jisue Gu, Naewon Kim, Jaehyun HWANG
Researcher | Hyunil Park, Hyunjin Park, Jaehyun Ko
Starred by | Huihwa Kim, Hyunah Nam, Ahjin Yoon, Hyunkyung Lee
Audio description | Hyekyeong Baek
KSL interpretation | Yukyeong Hwang
KSL supervision | Sangyoon Lee, Soohoon Jun
Advisor | Junbum Kim, Hyeyeong Kim
Filming | Jin Jeong
Hosted by | Jaea Kim
Organized by | Seoul, SFAC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Cooperated by | forever
본 전시는 2024년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에 선정된 프로젝트 ‘“접근성” 아티스틱 리서치랩’의 결과 공유회입니다.
≪
누르고 다듬고 깎아내는 손≫, 2023
Pressing / Polishing / Carving
Pressing / Polishing / Carving
시각장애인과 예술 교육 및 활동을 이어온 아트랩 '우리들의 눈'은 올해 15개의 공예 교육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을 돌아보며 물음을 던지고자 한다. 프로그램을 이끈 공예가들은 수도권 지역의 기관들에서 예술 창작의 기회를 쉽게 얻기 어려웠던 참여자들을 만났다. 시각장애, 지체장애, 발달장애, 그리고 장애 유형의 이름 이상으로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이들이 참여자로 함께 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예 작품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전시의 제목을 구성하는 '누르다', '다듬다', '깎아내다'는 공예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반복되는 행동이자, 참여자들이 작업 과정을 묘사할 때 사용한 단어들이기도 하다. 도자를 빚고 가죽을 잘라내는 손의 움직임은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그 결과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만큼이나 다양한 형태를 띤다.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다름은 전시된 작품들의 역동적인 스펙트럼을 만들어 냈다.
낯선 이들이 조우하며 생겨나는 질문들은 새로운 불꽃을 피워 낸다. 공예가들은 시각장애인에게 왁스 조각을 깎아내는 방법을 어떻게 전달할지, 이들에게 도자를 빚는 과정이 촉각적으로 어떻게 느껴질지 고민했다. 이 경험이 참여자들과 공예가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자문하기도 했다. 이 질문들은 공예가와 참여자 사이를 오가면서 작품 창작의 과정에 기여했다. <누르고 다듬고 깎아내는 손>은 질문들에서 출발해 질문으로 도착한 물성을 손끝으로 더듬어 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 역시 작품을 직접 만지고 흔들어 보거나 쥐어 보면서 만든 이들의 움직임을 좇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재아)
Is the process of encountering and creating artwork the same for everyone?
‘Another Way of Seeing’, an art lab dedicated to promoting art education and activities for the visually impaired, conducted 15 craft programs for vulnerable populations this year. The artisans leading each program worked with participants who faced challenges in accessing art education. Among the participants were individuals with visual impairments, physical disabilities, developmental disabilities, and unique characteristics that went beyond conventional disability labels.
Crafted pieces that can be integrated into our daily lives create a deep connection to our existence. The title, <Pressing / Polishing / Carving>, not only represents the repetitive actions involved in crafting but also reflects the words participants used to describe their creative processes. Although the hand movements may appear similar, the outcomes are as diverse and intriguing as the unique stories each of us carries. Regardless of disability, we all have our own senses, ideas, and preferences. These variations in our sensory experiences have contributed to a dynamic spectrum of exhibited works.
When unfamiliar individuals come together, it can ignite a new spark. The craftspeople considered how to effectively communicate the process of carving wax sculptures and how the tactile experience of polishing ceramics would feel to the visually impaired participants. They also reflected on what the craft experience meant to both the participants and the craftspeople themselves. These questions have driven the collaborative art creation process between the artisans and the participants. <Pressing / Polishing / Carving> is an exhibition that aims to explore the tangible outcomes of these questions, to be experienced through the fingertips.
We invite visitors to take the opportunity to follow the creative journeys of those who crafted these pieces by directly touching and experiencing the artworks during the exhibition.
헬로우뮤지움
기획 | 김재아
자문 | 엄정순
사업총괄 | 김주혜
디자인 | 아인투아인
설치 | 윤정인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운영 | 사단법인 우리들의눈
Curated by | Jaea Kim
Advisor | Jeongsun Eom
Project Manager | Juhye Kim
Installation | Jeongin Yun
Hosted by |
Korea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Organized by | Korea Craft & Arts Design Foundation
Operated by | Another Way of Seeing
≪ 화덕과 언덕≫, 2022
Kiln and Hill
Kiln and Hill
김재아: ‘언덕’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하는데, 해민해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서 언덕은 어떤 공간일까요?
해민해: 저한테 언덕은 안식처이자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장소예요. 구체적인 곳이라기보다는 사람 마음에 있는 어떤 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냥 편하고 흔한 장소. 누군가 어디에 갑자기 앉았는데 편하면 거기가 그 사람의 언덕일 수도 있는 거고. (...) 언덕이라는 곳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것도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허물어진 언덕’과 ‘낡고 버려진 것들의 안식처’를 같은 의미의 표현으로 사용해요. 공사장이나 고물상 같은, 뭔가 부서지고 있는 공간에 있을 때 가장 편한 것 같아요. 발효되고, 스러지는 것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게 제가 작업하는 베이스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재아: 작가님이 쓰는 단어나 작품에서 겹겹이 쌓인 다정함이 느껴져요. 쓰시는 글을 보면 모호하지만 천천히 움직이는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 어딘가를 향해 떠나고, 뭔가를 쌓고, 씹어내고, 기다리고, 발효되고, 저어내는 장면들이요. 어떻게 보면 작품과도 닮아 있는 것 같아요.
해민해: 일종의 허공에 떠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장치가 너무 재미있고, 해석의 여지를 주고 싶기도 하고요. 힘들었던 시기에 저는 시에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시인분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긴 답장을 받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 어떤 다정함이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힘일 수도 있겠다, 이게 결국 예술의 몫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다정함들을 받고 저도 무럭무럭 이렇게 자라났다 보니 뭔가 저의 어떤 부분이더라도 다정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작품같은 경우에도 관객분들이 느끼는 다정함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어요. ‘여기에 와서 이 사람이 느끼는 다정함 만큼 나한테서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런 것 같아요. 결국 그런 것들이 연결이 돼서 내 삶의 기반이 되는 것 같고요. (...)
김재아: 금속 공예에도 여러가지 방식이 있는데, 작가님은 전통적인 대장장이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시잖아요. 대장간에서 금속을 두드리는 일이 어떤 매력을 느끼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박준하: 얼마 전에 충남 적정기술 공유센터에서 강사로 대장간 워크숍을 했었어요. 그때 어떤 분이 후기를 남겨 주셨는데, 망치질을 하니까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산 정상에서 밑을 내려다 보는 그런 느낌이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저도 사실 처음에 몰입 같은 경험을 했어요. 그냥 망치를 잡고 두드리고 형태가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거기에 그냥 쑥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그 행위에 집중하게 되고. 힘들고 뜨겁고 지저분하다고 느껴지는 게 아니라, 그냥 쇠 때리는 소리도 듣기 좋고 뭔가 그분의 표현대로라면 좀 상쾌한 것 같기도 하고. 재미있는 지점이 있어요. 작업 자체가 주는 매력도 있고. 그리고 (쇠로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사실 심심하거든요. 유리 같은 재료들은
안료를 넣어서 발색이 엄청 다양할 수도 있는데 쇠 같은 경우는 주물에 넣었다 빼면 그냥 시커매지고 갈아내면 그냥 하얘지고, 거의 그 정도가 (만들어낼 수 있는) 색의 끝이란 말이에요. 근데 사실 막 불에 들어갔다 나온 거친 느낌을 최적으로 잘 어울리게 살려낼 수 있는 그런, 황금 비율이라고 해야 할까요.어울리는 디자인들이 있더라고요. 그걸 찾아내는 재미가 있어요. 또 철이라는 재료의 고유한 그런 느낌들이 또 좋은 것 같아요. 작업을 하는 행위 자체의 매력이랑 그 철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느낌이 저한테는 매력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김재아: 어떻게 보면 라이프 스타일 역시도 필요한 방식을 만들어내는 거네요. 작가님의 삶의 방식도 한국의 지역인 예산에 위치하고, 작품의 형태도 전통적이면서 로컬한 느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박준하: 맞아요. 이번 전시에도 낸 <버선코칼>을 보면 버선처럼 칼의 앞쪽이 들려 있는 모양인데요. 이 칼 끝이 이렇게 생긴 이유가 있어요.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김치를 장독에 보관했잖아요. 옹기 안에 배추김치 여러 포기가 겹쳐 있어서 꺼내기 힘든데, 칼 끝을 갈고리처럼 사용해서 배추 김치를 건져 올리는거죠. 저도 (한국전통문화교육원에서) 이 칼의 형태를 배우면서 왜 굳이 저렇게 만들지 싶었는데, 교수님한테 그 얘기를 들으면서 되게 그냥 우리나라의 어떤 식문화랑 되게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저렇게 발달해온 구나 싶어서 너무 되게 재밌었어요. 우리나라보다 대장간이 활성화돼 있는 나라들은 엄청 많아요. 여러 시도를 하고 여러 가지 것들을 만들고 대장장이들도 아직 많이 존재하는 곳도 있거든요. 그런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이제 전통적인 자산, 문화적인 자산 그런 거 있잖아요. 그분들은 그걸 프라이드로 여겨서 콘텐츠가 유튜브나 인스타나 그런 데 엄청 많이 올라와요. 예를 들면 이제 일본에서는 회칼이 있잖아요, 그런 거나 일본의 벌목토인 나타 같은 걸 만든다거나, 유럽 지역에서는 신발의 나무 밑창을 깎기 위한 나무 깎는 칼이 별도로 있는데, 그런 거를 만드는 콘텐츠를많이 올리는 거죠. 우리나라는 사실 대장간들이 많이 죽어서, 사람도 적으니까 만드는 범위가 한정적인 아쉬움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제 얼마 안 되는 대장장이 유튜브들은 그런 다른 문화권의 콘텐츠를 보고 따라서 제품들을 만들게 되고, 그런 게 좀 아쉽더라고요. 버선코칼 같은 것도 왜 저렇게 생겨 먹었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면 너무 재미있는 것들인데.
The exhibition Kiln and Hill explores themes related to the Anthropocene, focusing on cultural mediation and human-environment interactions. It challenges traditional exhibition formats by using unconventional materials such as bio-plastics or traditional Korean crafting methods, and incorporating daily practices as part of the artistic experience. The works engage with environmental issues, climate anxiety, and the scale of human impact. The exhibition also touches on concepts like hyper-objects, which are too vast for everyday understanding.
을지로OF
기획 | 김재아, 오웅진
참여 | 해민해, 박준하
후원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Curated by | Jaea Kim, Woongjin Oh
Artists | Haeminhae, Junha Park
Sponsored by | Yonsei University, Communication Graduate School